시장과 투자/시장 구조와 수급

흔들리는 시장 속에서, 선옵향이 느껴진거야_1

Paulworld 2026. 6. 21. 14:12

현물보다 선물·옵션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

요즘 한국 주식시장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삼성전자가 올랐다”, “하이닉스가 빠졌다”, “외국인이 샀다” 정도로는 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코스피200이 장중 3~4%씩 오르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마이너스로 꺾이고, 다시 반등하는 식의 움직임을 보면 더 그렇다. 예전 같으면 이런 장을 그냥 “변동성이 크다”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선물, 옵션, 프로그램매매, VKOSPI, 대형주 수급을 같이 뜯어보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주가는 결과에 가깝고, 그 아래에는 수급의 압력이 있다.

최근 나는 Codex를 이용해 일종의 “시장위험 상태판”을 만들었다.
KOSPI200, KOSPI200 선물, 베이시스, 이론 베이시스, VKOSPI, 옵션 ATM IV, 프로그램 차익·비차익 매매, 투자자별 수급,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가격과 프로그램 수급을 모아서 30분마다 Telegram으로 받아보는 구조다.

처음 목적은 단순했다.

“지금 시장이 위험한가?”
“상승이 진짜 강한 상승인가?”
“하락이 단순 조정인가, 수급이 무너지는 하락인가?”

이 질문에 조금 더 데이터 기반으로 답하고 싶었다.


주가는 결과이고, 수급은 압력이다

개인 투자자는 보통 주가를 먼저 본다.

삼성전자가 몇 퍼센트 올랐는지, SK하이닉스가 신고가인지, 코스피가 몇 포인트인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실제 장중 움직임을 보면 주가는 이미 결과에 가깝다.
가격이 움직이기 전에 그 아래에서는 여러 압력이 동시에 작동한다.

내가 상태판에서 중요하게 보는 항목은 대략 다음과 같다.

  • 외국인 KOSPI200 선물 순매수
  • KOSPI200 선물 베이시스
  • 이론 베이시스 대비 괴리
  • 프로그램 차익·비차익 순매수
  • VKOSPI
  • 옵션 ATM 콜·풋 IV
  • 옵션 미결제약정 집중 구간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가격과 프로그램 수급

이 중 하나만 봐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KOSPI200 선물을 강하게 사고 있어도, 비차익 프로그램이 대규모 매도라면 시장은 편하게 오르지 못한다. 반대로 현물은 약해 보여도 선물과 차익 수급이 강하면 지수는 예상보다 강하게 버틸 수 있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애널리스트의 리서치 자료에서도 한국 시장을 이해하려면 현물시장만이 아니라 파생·패시브 수급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국 주식시장은 현물과 파생시장의 영향이 병립하는 구조이고, 현선물 연계 수급을 이해하지 않고 시장을 보는 것은 한쪽 눈으로만 시장을 보는 것에 가깝다는 취지다.

이 관점은 내가 만든 상태판의 문제의식과 거의 같다.

코스피를 보려면 현물 가격만 봐서는 안 된다.
선물, 옵션, 프로그램매매, 대형주 수급을 같이 봐야 한다.


왜 외국인 선물 수급을 봐야 할까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외국인 KOSPI200 선물 수급이다.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은 단순히 현물만 사고파는 주체가 아니다.
지수선물, 옵션, 프로그램매매와 연결된 복합적인 포지션을 통해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준다.

6월 19일 장중 사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10시 30분 리포트에서 KOSPI200은 +3.92%, KOSPI200 선물은 +4.29%였다. 겉으로 보면 완전히 강한 상승장이었다. SK하이닉스는 +7.26%, 삼성전자도 +2.76%였다.

그런데 속을 보면 이상했다.

  • 외국인 KOSPI200 선물: +9,292억 원
  • 외국인 KOSPI 현물: -2,415억 원
  • 비차익 프로그램: -1조 1,606억 원
  • 삼성전자 프로그램 순매수 수량: -2,057,712주
  • VKOSPI: 82.89

즉 지수는 폭등하고 있었지만, 현물 바스켓과 삼성전자 프로그램 수급은 좋지 않았다.
시장을 끌어올린 힘은 외국인 선물과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강세에 가까웠다.

이런 장에서는 “강하다”와 “안전하다”를 구분해야 한다.

강한 장은 맞다.
하지만 건강한 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외국인 선물 수급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현물과 비차익 프로그램이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장중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이날 KOSPI200은 오전에 +3.92%까지 올랐다가, 13시에는 -1.07%까지 밀렸다.
단순히 가격만 봤다면 오전에는 추격하고, 오후에는 공포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급을 같이 보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오전 상승은 강했지만, 내부 구조는 불안했다.
외국인 선물은 강했지만, 현물과 프로그램 수급은 따라오지 않았다.
삼성전자 수급도 좋지 않았다.

이런 장은 추격매수보다 상태 판단이 먼저다.


프로그램매매는 시장의 전달 경로다

내 상태판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게 본 것은 프로그램매매다.

프로그램매매는 크게 차익과 비차익으로 나눠서 봤다.

차익 프로그램은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활용하는 성격이 강하다.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식의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선물이 싸면 반대 거래가 나올 수 있다.

비차익 프로그램은 조금 더 넓은 의미의 바스켓 매매로 봤다.
지수 구성 대형주에 대한 패시브·바스켓성 매수·매도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18일 마감 리포트를 보면 시장은 굉장히 강했다.

  • KOSPI200: +3.34%
  • KOSPI200 선물: +3.17%
  • 외국인 KOSPI 현물: +1조 5,203억 원
  • 삼성전자: +4.62%
  • SK하이닉스: +7.02%

이 숫자만 보면 완벽한 상승장처럼 보였다.
하지만 같은 리포트에서 비차익 프로그램은 -1조 4,807억 원이었다. VKOSPI도 80.67이었다.

즉 외국인 현물과 대형주가 강하게 들어오면서 지수는 폭등했지만, 비차익 바스켓 수급은 여전히 좋지 않았고 변동성도 극단적으로 높았다.

이런 장은 “강한 상승장”이지만 동시에 “고변동성 상승장”이다.

반대로 6월 19일 14시 리포트는 더 극단적이었다.

  • KOSPI200: -1.36%
  • KOSPI200 선물: -0.94%
  • 외국인 KOSPI200 선물: +1조 4,742억 원
  • 기관 KOSPI 현물: -1조 640억 원
  • 비차익 프로그램: -1조 3,248억 원
  • 삼성전자: -3.17%
  • SK하이닉스: +1.30%
  • ATM IV: 86.17%

외국인은 선물을 1조 4천억 원 이상 사고 있었지만, 지수는 빠지고 있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외국인 선물이 크니까 괜찮다”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정도의 선물 매수가 있는데도 지수가 빠지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했다.

현물 대형주, 기관 수급,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선물 매수를 압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그램매매는 단순한 보조지표가 아니다.
선물과 현물 사이에서 시장 압력이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로다.


VKOSPI는 하락 신호가 아니라 변동성 신호다

처음에는 나도 VKOSPI가 높으면 “시장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데이터를 보고 백테스트를 돌리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VKOSPI는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라기보다,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크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대 변동성 지표에 가깝다.

미국의 VIX도 비슷하다.
VIX는 S&P500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향후 30일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변동성 지표다. 즉 과거 변동성이 아니라 옵션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미래 변동성 기대를 보여준다.

옵션 가격과 변동성의 이론적 토대는 1973년 Fischer Black과 Myron Scholes가 발표한 「The Pricing of Options and Corporate Liabilities」에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옵션 가격에서 역산한 내재변동성은 시장이 기대하는 변동성을 읽는 핵심 도구가 되었다.

이번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고변동성은 하락 신호가 아니었다.
고변동성은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였다.

실제 10년치 데이터로 고변동성 상승장을 따로 백테스트했을 때, 고변동성 상승일 이후 평균 수익률은 오히려 플러스였다.

  • event_high_vol_up_v1: 133건, 이후 5거래일 평균 수익률 +1.69%
  • event_high_vol_up_v2: 79건, 이후 5거래일 평균 수익률 +1.89%

하지만 동시에 변동성과 left-tail 위험도 커졌다.

  • v1 이후 5일 실현변동성: 1.84
  • v1 left-tail: -2.21
  • v2 이후 5일 실현변동성: 2.27
  • v2 left-tail: -2.81

즉 고변동성 상승장은 “오르면 더 오른다”도 아니고, “곧 떨어진다”도 아니다.
더 정확히는 이렇게 봐야 한다.

평균적으로는 더 오를 수 있다.
하지만 흔들림도 훨씬 커진다.

그래서 VKOSPI가 높다고 무조건 팔거나 숏을 치는 것은 위험하다.
반대로 VKOSPI가 높은데 지수가 오른다고 마음 편하게 추격하는 것도 위험하다.

VKOSPI가 높다는 것은 방향이 아니라 상태를 말해준다.

“지금은 조용한 장이 아니다.”
“좋든 나쁘든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장이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편이 더 맞다.


반도체 쏠림은 상승 동력이자 위험 요인이다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순한 대형주가 아니다.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엔진이다.

6월 18일과 19일 파일럿에서도 그랬다.

SK하이닉스가 +7%, +8%씩 움직이는 동안 KOSPI200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삼성전자가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꺾이자 지수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6월 19일 12시 30분 리포트를 보면 KOSPI200은 +0.67%까지 상승폭을 줄였고, 삼성전자는 -0.69%, SK하이닉스는 +4.02%였다.
13시에는 삼성전자가 -2.62%, SK하이닉스가 +1.64%까지 밀리면서 KOSPI200은 -1.07%로 전환됐다.

지수 전체가 반도체 대형주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후 반도체 쏠림과 시장 breadth를 함께 백테스트했을 때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 반도체 쏠림 이벤트: 268건, 이후 5거래일 평균 수익률 +0.87%
  • 반도체 쏠림 + 약한 breadth 이벤트: 212건, 이후 5거래일 평균 수익률 +0.48%

평균 수익률은 여전히 플러스였다.
하지만 약한 breadth가 동반되면 변동성과 left-tail 위험이 커졌다.

즉 반도체 쏠림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을 끌어올리는 강한 동력일 수 있다.

다만 시장 전체가 따라오지 못하고 일부 대형주만 끌고 가는 경우에는 상승의 질이 약해진다.

반도체가 시장을 이끄는 것은 좋다.
하지만 반도체만 시장을 이끄는 것은 위험하다.


공격적으로 보면, 아직 상승장은 살아 있다

공격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금 시장은 여전히 강하다.

고변동성 구간에서도 상승일 이후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였고, 반도체 쏠림 이벤트 이후에도 평균적으로는 시장이 더 올랐다. 외국인 선물 수급이 강하게 들어오는 구간에서는 지수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강세는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실제 지수 견인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HBM, AI 인프라,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을 감안하면 반도체 중심 장세가 당장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관점에서는 고변동성을 무조건 위험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고변동성 상승장은 강한 추세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일 수 있다.
시장이 조용히 오르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계속 위로 가는 구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격적으로 보면 결론은 이렇다.

지금은 무조건 도망칠 장이 아니다.
다만 흔들림을 감당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접근해야 하는 장이다.


보수적으로 보면, 시장의 질은 좋지 않다

반대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면 불안한 지점도 분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상승의 폭이 좁다는 점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시장을 끌고 있지만, 시장 전체 breadth가 약하면 상승의 질은 떨어진다.

또한 외국인 선물 수급과 현물·비차익 프로그램 수급이 엇갈릴 때 장중 변동성은 커진다.
6월 19일처럼 오전에는 급등했다가 오후에는 급락하는 장이 반복될 수 있다.

VKOSPI와 옵션 ATM IV가 높은 것도 부담이다.
높은 변동성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손실이 커질 수 있는 구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장에서 방향을 맞히는 것보다 포지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보수적으로 보면 결론은 이렇다.

시장은 강하지만, 안정적이지는 않다.
오를 수 있지만, 쉽게 버틸 수 있는 장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보려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상태다

이번 실험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이것이다.

처음에는 “시장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위험점수가 높으면 빠질 가능성이 높고, 위험점수가 낮으면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10년 백테스트 결과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위험등급이 높은 구간에서 기계적으로 비중을 줄이는 전략을 돌려봤다.

  • Always-long: 총수익률 +337.5%, MDD -35.76%
  • Combined rule scale: 총수익률 +78.5%, MDD -36.10%
  • Strict scale: 총수익률 +44.8%, MDD -36.54%
  • Transition scale: 총수익률 +86.9%, MDD -35.89%

결과는 명확했다.

위험등급이 높다고 비중을 줄였더니 수익률은 크게 줄었고, MDD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

결론은 이렇다.

위험등급은 매도 신호가 아니다.
위험등급은 비중 축소 신호도 아니다.
위험등급은 변동성 확대 신호다.

그렇다면 이 상태판의 목적도 달라져야 한다.

“내일 오를까, 내릴까?”를 맞히는 도구가 아니다.
“지금 시장이 어떤 상태인가?”를 보는 도구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이다.

  • 선물 주도 상승장인가
  • 현물 동반 상승장인가
  • 비차익 매도가 시장을 누르고 있는가
  • 반도체 쏠림이 심한가
  • VKOSPI가 높은 고변동성 구간인가
  • 선물과 현물 수급이 괴리되고 있는가
  • 장중 급등 후 급락이 반복되는 왕복장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적어도 무작정 추격하거나 무작정 공포에 빠지는 일은 줄일 수 있다.


첫 번째 결론

이번 실험에서 얻은 1차 결론은 단순하다.

코스피를 보려면 주가만 보면 안 된다.

현물 가격은 결과다.
선물 수급은 압력이다.
프로그램매매는 전달 경로다.
옵션과 VKOSPI는 변동성 기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의 엔진이다.

이 다섯 가지를 함께 봐야 장중 시장의 성격이 보인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결론은 이것이다.

위험하다는 말은 하락한다는 뜻이 아니다.
위험하다는 말은 크게 흔들린다는 뜻이다.

내가 만든 상태판은 시장을 맞히는 도구라기보다, 시장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계기판에 가깝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속도계와 경고등을 본다고 해서 목적지에 반드시 빨리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엔진이 과열되고 있는지, 속도가 너무 빠른지, 연료가 부족한지는 알 수 있다.

시장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어떤 데이터를 모으고, 어떤 구조로 Telegram 리포트를 자동화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